생각 채우는 연습

엄친딸의 공부 비법, '7번 읽기 공부법'

제임스* 2019. 6. 9. 18:56

<아친남>, <남친아>라고 들어보셨나요? 아친남은 아내 친구 남편이고, 남친아는 남편 친구 아내라고 합니다. 살다보면, 뜻밖의 좌절의 순간이 옵니다. '이번에 그 친구 남편 승진했다네.', '내 친구 아내는 제테크로 돈을 엄청 벌었대.'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데도 마치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힙니다. 학창 시절의 <엄친아>, <엄친딸>의 그늘을 벗어날 즈음, 새로운 비교 대상들이 끊임 없이 등장하는 걸 보면, 우리네 삶에서 누군가와 비교당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봅니다. <7번 읽기 공부법>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도 전형적인 <엄친딸>의 모습의 작가로 인해서 선입견이 있었어요. 학원도 안 가고, 혼자 공부해서 전국 1등, 도쿄대학교 수석 졸업, 대학교 3년때 사법고시 패스, 이듬 해에 국가공무원 제 1종에 합격해서,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그 비법이 궁금하긴 했어요. 공감하시죠? 그래서, 삐뚤어진 마음은 한 켠에 넣어두고 이 책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7번 읽기 공부법
7번 읽기 공부법

이 책은 총 6장에 걸쳐서 작가의 인생에서 성공적이었던 공부법, <7번 읽기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교재를 잘 선정해서, 빠른 시간 안에 7번 단계적 읽기를 통해서, 뇌와 몸에 각인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왜 꼭 7번이어야 하는 거지? 작가는 그 답을 학습 과정에서 <인지>에서 <이해>로 넘어가는 단계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나, 이해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예비지식이 필요한대요. 이를 위해서는 핵심만 추려서 이해하기 보다는 교재 자체를 수차례 반복적으로 읽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거지요. 그래서, 꼭 7번이어야 하는 건 아니며, 때로는 작가 본인도 보충 읽기를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우리는 단번에 친구가 될 수 없다. 처음에는 그저 '아는 사이'일 뿐이다. 인지란 이렇게 서로 아는 사이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씩 머릿 속에 정보를 집어넣고 책에 적힌 문장과 아는 사이가 되어 가는 셈이다. (중략) 7번 읽기는 책과 절친한 사이가 되기 위한 작업이다. 우선 인지한 후에 그것을 이해로 연결시키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본문 중)

하지만,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교재를 7번에 걸쳐서 읽는다는 것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이 들더라구요. 시간이 길면, 그만큼 중도 하차하기도 쉬울테니 말이죠. 과연 누구나 도전할만한 방법인가? 그래서, 작가는 그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구구절절하게 본인의 솔직한 속사정을 드러냅니다. 본인 역시 공부가 즐겁지 않았다는 고백을 비롯해서, 본인이 남들보다 머리가 좋다라고 느낀 적도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다보니,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최단 거리를 찾는 것이 필요했던 거지요. 또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은 이유도 본인의 공부 스타일이 누군가가 요약해서 요점을 제공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라 택한 선택이었답니다. 그런 작가 본인이 선택한 방법이라 약간의 훈련을 통해서 누구나 가능하며, 시간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7번 읽기에서 1회당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나는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1회당 30분 정도로 읽는다. 이것은 결코 속독이 아니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빨리 읽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단순한 통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에 읽기를 끝낼 수 있다. (중략) 짧은 시간에 읽는 만큼 신경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책을 펼치고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 자체가 읽기다.'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훑어보도록 하자. (본문 중)

<7번 읽기 공부법>은 지식 습득의 스킬에 관한 책입니다. 교재를 읽기만 해도, 그 지식이 저장되고, 인지를 넘어 이해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요?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엄친딸>인 작가의 공부 비법 이외의 그녀의 마음가짐과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계획은 세밀하게 세울수록 마이너스라고 한 것에 너무나도 공감을 했어요. 항상 계획은 세우지만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랬을 때 느껴지는 죄책감이 더 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뜨끔했어요. 이렇듯 작가는 공부에 관해 너무나도 공감되는 포인트를 찝어내고 우리에게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물론, 뭔가 무식하게 밀어 붙이는 공부법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사지선다 형에 최적화되어 문제를 넣으면 바로 답이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예요. 반면 우리 삶의 문제들이 어디 그렇던가요. 온갖 응용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잖아요. 작가 본인 역시 사회에 나와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음을 토로했듯 말이죠. 막상 부딪혀 본 사회에서는 본인 같은 <입력형 인간>이 아닌, 커뮤니케이션과 관계에 능한 <출력형 인간>이 단연 눈에 띄더라는 거죠. 하지만, 공부라는 것은 기초체력과 같아서 일 순간의 기술로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선배들이 결국엔 본인들의 이름을 걸고 남들 앞에 서는 경우를 저 역시 수없이 많이 보아 왔습니다. 결국 이렇게 다 기술하고 보니, 작가는 얄밉지만, 배울 만한 <엄친딸>이 맞는 거 같습니다.

 

'현재의 나'를 인식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은 '내일의 나'를 확실히 정해둔다. 현재의 나를 내일의 나로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야말고 공부가 지닌 본질적인 힘이다. (본문 중)

#알파고시대의생존법 

요즘 유투브 인기가 아주 뜨겁습니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에 유투버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유투브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14년이 되었어요. 다시 말해, 앞으로 14년 후에 우리는 또 다른 유투브 같은 서비스 혹은 세상에 열광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결국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알파고 시대에 우리는 이제껏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 거예요. 남들보다 빠르게, 그리고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7번 읽기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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